콜린 파월의 국무부와 도널드 럼즈펠드의 국방부가 사사건건 대립하고 딕 체니 부통령이 역대 어느 부통령보다 현안에 막강한 입김을 행사하면서 일관된 외교정책을 수립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 문제는 이를 조정해야 할 라이스 보좌관이 지나치게 ‘불간섭’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
이 신문은 라이스 보좌관이 종종 서로 모순되는 정책을 내놓으려 하거나 현안에 대해 결정을 못 내린 채 대통령에게 설익은 정책을 올려 업무수행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4월 베이징(北京) 3자회담 당시 북-미 양자접촉 여부를 두고 국무-국방부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회담이 실패한 것이나 전후 이라크 재건 주도권이 양 부처 사이를 옮겨 다니면서 혼란을 부추긴 것도 NSC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주 라이스 보좌관이 ‘이라크 안정화 그룹(ISG)’을 구성해 이라크 재건 문제를 총괄하기로 한 것은 추락하는 위상을 회복하려는 노력의 증거라고 해석했다. 뉴욕 타임스가 라이스 보좌관의 ISG 구성 소식을 전하면서 럼즈펠드 장관의 권한이 축소됐다고 보도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런 차이 때문에 백악관과 행정부 내 싸움이 언론의 대리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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