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女생도 美육사 ‘얼굴’로…부생도대장 정한샘씨

  • 입력 2003년 10월 16일 18시 04분


한인 여생도가 미국 육사(웨스트포인트)의 부(副)생도대장에 뽑혀 활약하고 있다.

4학년 정한샘(미국명 그레이스 정·21·사진)씨는 이번 학기에 생도여단의 부대장(Deputy Brigade Commander)에 선발됐다. 생도여단은 4000여명에 이르는 육사 생도들로 구성돼 있다.

정씨는 생도규율 확립과 자체행사 기획 진행 등 생도대의 업무를 주도하면서 생도를 대표해 외부 귀빈을 응대하는 의전 역할 및 언론에 생도들의 의사를 알리는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달 육사를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안내했고 4월에는 몇몇 생도 대표들과 함께 뉴욕타임스와 인터뷰를 하고 이라크전쟁에 대한 생도들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정씨는 13세 때인 1995년 오빠 정한뜻(미국명 티모시 정·24)씨와 함께 광복 50주년을 기념하는 자전거 대륙횡단에 나서 교민사회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어린 시절 뉴욕 유스 필하모닉에서 바이올린 주자로 활동하고 고등학교(클락스타운 하이스쿨) 시절엔 아시아계 여학생으로서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학생회장을 지냈던 정씨는 아이비리그(미국 동부 명문대학군)로 진학하라는 지인들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아버지 사후 어려운 집안형편을 감안해 육사를 택했다.

정씨는 3학년 때 최우수 생도로 선발돼 특무상사(Sergeant Major)로 발탁됐고 올여름에는 육사 입학예정자들의 서머캠프를 지휘하는 캠프단장에 오르는 등 학업과 지도력 등에서 모두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씨는 사관학교 졸업 후 군용항공기 조종사가 되고 싶어 한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오빠 한뜻씨는 우주비행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