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국무부 논평에서 “중국이 유인우주선을 성공리에 발사한 데 대해 찬사를 보낸다”며 “역사적 위업”이라고 치하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는 것.
로이터통신은 미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 “미국은 우주선 발사 성공의 군사적 의미를 축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 우주선 기술은 고성능 로켓 개발 등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 미 국방부는 최근 “중국의 우주 자산은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과 이에 대한 외국의 개입을 막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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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관계자들은 ‘우주전쟁’ 가능성까지 예고했다.
에드워드 앤더슨 미 북부사령부 부사령관은 15일 “다른 나라의 우주 전력은 미국의 안보에 잠재적 위협”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특별보좌관을 지낸 리치 하버도 이날 “미국이 우주작전능력을 가진 강대국과 우주공간에서 만난다면 우주전투가 벌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20년 안에 현실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샘하는 일본=일본 우주관계자들은 “일본도 정부 예산만 지원된다면 4, 5년 안에 유인우주선 발사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중국의 성공을 폄하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우주선이 귀환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낙하산을 펼치고 착지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구식’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요미우리신문은 17일 이 같은 일본 전문가들의 반응을 소개하면서 우주기술자 사이에서는 “이대로는 중국에 진다. 일본도 유인 우주개발을 해야 한다”는 소리도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군사 목적을 염두에 둔 중국의 유인우주선 발사가 성공함에 따라 세계 우주개발에는 커다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면서 “일본도 유인우주선 발사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안목에서 우주개발 전략에 관한 논의를 할 시기”라고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발사 실패를 우려한 중국군이 TV 생중계를 금지하고 기자들의 취재도 불허했다”면서 “군의 통제 아래 이뤄진 우주기술이 평화 목적 외로도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신문은 또 중국은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을 ‘첨단기술 대국’의 증표로 자랑하면서 한편으로는 개발도상국 지위를 계속 인정받아 해외 원조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모순을 껴안은 ‘언밸런스(불균형) 대국’이라고 비꼬았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中 “1, 2년내 神舟 또 발사”▼
중국 최초의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가 16일 오전 6시23분(이하 현지시간) 21시간여 동안 60만km의 우주 비행을 마치고 무사 귀환했다.
중국의 첫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38) 공군 중령을 태운 선저우 5호는 이날 네이멍구(內蒙古) 중부 초원지대인 쓰쯔왕치(四子王旗)에 안착했다.
유인우주선이 무사 귀환함에 따라 중국은 우주기술력을 세계에 과시했으며 우주의 상업적 군사적 이용에도 전환점을 마련했다. 241번째 우주인으로 기록된 양리웨이는 귀환 직후 건강 검진을 받은 뒤 헬기로 베이징(北京)으로 가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선저우 5호는 16일 오전 5시35분 지상통제센터의 귀환 명령을 받고 1분 만에 궤도 선회 모듈 분리에 성공했으며 오전 6시4분 대기권에 진입해 착륙예정 지점에서 4.8km 떨어진 곳에 내려앉았다. 귀환 모듈과 분리된 궤도 모듈은 앞으로 6개월간 지구 궤도를 계속 돌며 과학 실험을 하게 된다. 셰밍바오(謝名苞) 유인우주공정 판공실 주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은 1, 2년 안에 선저우 6호를 발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선저우 6호는 2명 이상 복수의 우주인을 탑승시킬 것으로 알려졌다.중국은 이미 2, 3년 안에 달 탐사위성을 발사하고 2010년까지 인간을 달에 보내며 2040년까지 화성 탐사선을 발사한다는 계획을 수립해놓은 상태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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