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사관과 인터넷방송국 ‘민중의 소리’에 따르면 마크 민턴 미 부대사는 토론회 형식 등을 이유로 23일 오후 2시부터 ‘민중의 소리’와 위성방송인 R-TV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황상익의 쟁점토론 난장’에 출연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미대사관은 22일 ‘민중의 소리’에 보낸 공문을 통해 “패널 토론회가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미대사관과 한총련간의 1 대 1 토론인 것처럼 홍보됐다”며 “한국 정부가 불법이라고 규정한 단체와 1 대 1 논쟁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민턴 부대사는 생방송 토론 프로그램에서 한총련 소속 박주은씨(여·고려대 국어교육학과 3년) 등과 함께 “반미감정, 원인과 대책을 말한다”는 주제로 토론을 벌일 예정이었다.
미대사관 공보과는 “토론 주제가 민감해 피한 것이 아니며, 불법 단체가 아닌 정식 단체에서 대화를 하자고 하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중의 소리’ 관계자는 “미대사관도 한총련 인사가 토론에 참가한다는 걸 알았을 때 한총련과 미대사관의 토론으로 홍보될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홍보와 관계없이 미대사관이 이 문제로 내부 논란을 벌이다 토론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대사관측에서 처음에는 우대식 한총련 대변인과 토론하는 것에 합의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터넷 토론은 민턴 부대사가 빠진 가운데 박씨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정희 변호사, 서경석(徐京錫)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이 참석해 황상익(黃尙翼) 서울대 의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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