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개막일인 23일 기조연설에서 회의에 참가한 61개국과 19개 국제단체 대표들을 향해 “이라크전쟁의 정당성 여부가 오랫동안 열악한 상황에 있었던 이라크 국민을 도와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려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의 무와펙 알 라비 의원은 “국민의 3분의 2 이상이 식량 배급에 의존하고 절반이 깨끗한 식수를 마시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운 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국가별 이라크 재건지원 예상액(단위:달러) | |
미국 | 200억 |
세계은행 | 30억∼50억 |
일본 | 22억∼23억 |
영국 | 9억 |
유럽연합 | 2억3000만 |
캐나다 | 2억 |
스페인 | 3억 |
한국 | 2억6000만 |
호주 | 8400만 |
스웨덴 | 3270만 |
벨기에 | 500만∼600만 |
필리핀 | 100만 |
일부 청신호도 없지 않았다. 일본 대표는 24일 이라크에 대한 무상 지원액을 당초 약속했던 15억달러에서 7억∼8억달러 더 증액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AFP통신은 “이라크에 인접한 걸프 지역 석유 부국들이 회의에서 상당한 규모의 지원을 약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전망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회의에 참가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조차 기자회견에서 “이 회의에서 300억달러가 모이겠습니까, 200억달러가 모이겠습니까. 그렇지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을 정도.
크리스 패턴 유럽연합(EU) 대외담당 집행위원은 이라크 재건에 필요한 550억달러의 10분의 1 정도가 이번 회의에서 확보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AFP는 전했다.
한편 23일 마드리드 시내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모여 이라크전쟁을 감행한 미국과 영국, 그리고 회의를 개최한 스페인 정부를 격렬히 비난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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