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 관영 영자(英字) 신문인 차이나 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발전개혁위원회는 철강, 알미늄, 시멘트, 자동차 제조업 등이 과열되고 있다면서 이를 진정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들 산업의 과도한 성장은 물류와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고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켜 중국 전체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것.
중국 정부가 특정산업을 거론하며 그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번 일을 중국정부가 과열된 중국 경제에 대한 본격적인 조절에 나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당장 한국의 대 중국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철강의 경우 중국은 국내수출의 34%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지역.
중국경제는 최근 설비투자와 은행 신용공급 증가, 건설, 자동차 제조업의 호조에 힘입어 과열 양상을 빚어왔다. 올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인 8%선을 넘어 11%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외국 증권사들은 중국의 이러한 초고속 경제성장이 지속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중국의 설비투자와 대외 수출 증가세가 내년에는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 전망했다. △외국기업의 대 중국 직접투자(FDI)가 줄어들고 있으며 △은행 부실화를 우려한 중국 국영 은행들이 기업에 대한 신용공급을 조이기 때문이라는 것. 중국의 대외 수출은 외국인 투자기업이 주도하기 때문에 직접투자가 줄어들면 수출증가세도 그만큼 감소한다. 또 중국기업들은 설비투자 재원의 대부분을 은행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산업연구원 김화섭(金化燮) 연구위원은 "중국은 한국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하여 대외 수출을 하기 때문에 한국의 대 중국 수출과 중국의 대외수출은 연동되어 움직여 왔다"며 중국의 대외수출이 줄어들게 될 경우 한국의 대 중국수출 증가세가 꺽일 것을 우려했다.
9월말 현재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은 전체수출의 17.7%에 달해 대미(對美) 수출 17.5%를 앞질렀다. 사실상 대 중국 수출이라 할 수 있는 대 홍콩 수출까지 합치면 대 중국 수출은 한국 수출 전체의 25%를 차지한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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