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순방서 드러난 부시의 적과 친구

  • 입력 2003년 10월 27일 15시 58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적' 아니면 '친구'라는 시각으로 세상을 본다. 이는 최근 그의 아시아 순방 때도 드러났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부터 줄곧 백악관을 출입한 AP통신의 테렌스 헌트 기자는 26일 '아시아 순방에서 친구와 적이 분명해졌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부시의 눈에 비친 다른 나라 지도자들의 모습을 전했다. 다음은 기사 요약.

부시 대통령은 적(bad guy)과 친구(good guy)의 리스트를 갖고 있다. 적 리스트 1위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다. 전에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었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부시의) 눈 밖에 났음이 틀림없다. 아시아 순방 때 부시 대통령은 마하티르 총리의 유대인 비난 발언을 비판했다.

부시의 관점에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과도정부 수반이 직접 뽑은 아흐메드 쿠레이 총리는 논의의 가치가 없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중동 평화 과정은 다른 총리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 뒤 "외교 정책은 때로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린 지도자들은 그의 친구다. 아시아 순방은 친구를 가려내는 좋은 기회였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총리,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고촉통(吳作棟) 싱가포르 총리, 탁신 시나왓 태국 총리,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이번 순방 때 친구로 분류됐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친구 리스트의 상단으로 올라섰다. 북한을 고립시킨다는 미국의 전략에서 중국이 주요 역할국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의사 결정 과정에서 변덕스러운 민의를 따르기 보다 나라를 위한 결정을 내릴 때 (둘 사이에) 공통의 유대감이 생겼다"라며 후진타오 주석을 추켜세웠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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