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 얘기가 아니다. 맥스 클리랜드 전 미 재향군인관리국장이 전한 베트남 전쟁 약사(略史)다. 대통령은 린든 존슨, 국방장관은 로버트 맥나마라, 잘못된 정보는 훗날 조작 의혹을 산 통킹만 사건을 말한다.미국에서 베트남전 악령(惡靈)이 되살아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8일 “라마단 첫날(27일) 터진 자살폭탄테러는 베트남 철군의 원인이 된 구정(舊正) 공세를 연상시킨다”고 전했다. MSNBC 방송은 29일 “이라크전은 베트남전과 소름끼치도록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1975년 이후로도 베트남에서 떠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방송이 전한 베트남전과 이라크전의 7가지 유사점.》
▼미지도부 "폭도들 절망" 낙관일관▼
베트남전 당시 로버트 맥나마라 국방장관은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해 공산정권 붕괴가 임박했다는 낙관론으로 일관, 잘못된 정책을 이끌었다. 이라크 상황이 악화되는 데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폭도들이 절망하고 있다” “세계는 내 지도력 아래 평화롭다”며 자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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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폭탄테러 부각 反戰여론 주도▼
베트남전 당시 미 언론들은 TV 화면과 사진으로 비참한 전투 장면을 그대로 전달, 반전(反戰) 여론 형성을 주도했다. 이라크에서도 언론은 연일 폭탄테러 장면을 보도하고 있다. 폭탄에 부서진 자동차가 ‘그림’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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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피습" 미군 희생자 급증▼
이라크전 미군 사망자 수가 크게 늘고 있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은 사망자 급증 의미를 희석시키기 위해 적군 희생자 수를 크게 떠벌렸지만 지금은 이런 ‘언론 플레이’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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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 "일단 견디고보자" 인내심▼
전통적으로 미 국민은 전쟁에 극도의 인내심을 발휘한다. 베트남전 당시 공산세력의 확대를 막자는 ‘냉전 논리’가 미 역사상 가장 길었던 전쟁을 견디게 했다. 이라크전에 대해서도 유권자들은 아직 ‘사담 후세인 축출은 잘한 일’이라며 동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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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내 강-온건파 사사건건 대립▼
베트남전은 ‘매파’와 ‘비둘기파’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과 달리 반전 세력이 처음 등장했다. 이라크전에서도 매파(국방부)와 비둘기파(국무부)가 치열하게 대립했다. 그 결과 이라크 재건책임이 국방부→국무부→국가안보회의로 넘어가는 혼선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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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 빠지기' 게릴라전에 미군 혼란▼
베트남에서 월맹이 벌인 치고 빠지기식 게릴라 전술은 미군을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이라크에서도 조직적 게릴라 공격이 잇따르고 있지만 현지 군 소식통은 사막으로 둘러싸인 ‘무법지대’에서 미군은 속수무책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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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 강경▼
최근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리처드 닉슨 행정부가 71∼72년 “베트남에서 허둥지둥 달아나지 않겠다”고 공언하던 것과 똑같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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