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욕 타임스는 최근 2주일간 이라크에서 작전 중 숨진 미군 병사들의 장례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유족들의 소식을 전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미시 존슨은 병리학 시험공부를 하던 중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창문으로 초록색 제복의 군인들을 보자마자 그들이 온 이유를 알아차렸다고 한다. 남편 폴 존슨 하사(29)는 지난달 20일 이라크 팔루자에서 폭탄 피습으로 숨졌다. 그녀는 올해 네 살인 아들 브라이언에게 “아빠는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설명했다.
버몬트주 조지프 틸 부부는 거실을 꽃으로 장식하고 이라크로 간 아들(31)을 기다렸다. 하지만 대위로 복무 중이던 아들은 지난달 23일 바쿠바에서 전사했다. 어머니는 “관을 열고 아들 손이라도 잡아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아들이 전쟁터로 떠난 뒤 매일 매일 이런 날이 올까봐 두려움에 떨었다”면서 “아들의 죽음을 알았을 때 차라리 안도감을 느꼈다”고 허탈해 했다.
텍사스주 안드레아 브라스필드는 지난달 24일 박격포 공격으로 숨진 남편 아티머스 브라스필드 상병(22)과의 마지막 통화를 생생히 기억한다. 남편은 “이라크인들은 우리를 반기지 않아. 돌을 던지고 총을 쏴대지. 우리가 여기서 뭘 하는 건지 모르겠어”라고 말했다. 부인은 전쟁 반대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경찰서 앞에서 사살된 오브리 벨 하사(32)의 어머니가 사는 앨라배마 집에서 가족들은 사진 속에서 벨이 방탄조끼를 입지 않은 이유를 궁금해 했다. 약혼녀 필랜드리아 에첼은 “군측에서는 총에 맞았다고만 할 뿐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군 당국의 설명이 부족하자 매사추세츠주 브라이언 하트는 아들 존 하트 일병(20)이 숨진 상황을 아들의 군 동료들에게 전화나 인터넷으로 일일이 묻고 있다. 그 결과 많은 미군이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미 육군측은 이라크 내 미군의 30%선인 약 5만명에게 방탄조끼가 지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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