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연구원 초청으로 방한한 한스 티트마이어 전 독일 중앙은행 총재(사진)는 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독일 등 유럽경제 개혁의 난관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독일 경제 침체는 △노동시장 경직성 △과다한 복지재정 △관료주의 경직성 △복잡한 규제와 세제(稅制) 등이 쌓인 구조적 문제라고 분석했다.
티트마이어씨는 “고용안정과 복지에 기운 경제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게 독일 정부의 개혁과제”라며 “독일과 한국은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으며 독일 경제 침체는 한국에 교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 정부와 의회가 오랫동안 구조적 문제에 대해 부인하거나 외면하다 최근에야 심각성을 깨달았다”며 “이제 경제 개혁이 독일의 정치적 의제가 됐으며 국민도 기존 혜택을 포기할 자세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또 개혁에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의 정치적 리더십이라고 강조하면서 “정치적 리더십은 국민과 투자자에게 개혁 목표에 대해 새로운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을 위한 재정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업 투자를 늘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옳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통일은 많은 시간을 두고 정책을 결정해야 하며 경제적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오랫동안 준비한 독일도 통일 과정에서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며 “동독인에게 경제적인 분야에서 과도한 약속을 한 것이 실책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조찬 강연회에는 이정우(李廷雨) 대통령정책실장과 조윤제(趙潤濟) 대통령경제보좌관 등도 참석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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