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라는 해석과 80억달러(약 9조4850억원)의 재산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기 위한 준비라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그의 사임은 ‘절묘한 선택’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날 러시아주가지수(RTS)는 4%, 유코스 주가는 12.9% 뛰었다.
유코스의 경영은 당분간 회사의 최고재무관리자(CFO)인 미국인 스티븐 시드 부회장이 맡을 예정이다. 회사의 자금 흐름을 잘 아는 시드 부회장이 ‘비상 경영’을 맡을 적임자라는 게 표면적 이유지만 외국인 경영자를 앞세워 당국의 압박을 무디게 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호도로프스키 전 회장은 2개의 지주회사를 통해 유코스 지분의 40% 이상을 지배하고 있어 여전히 대주주로서 경영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측근들은 그의 정치 참여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우선 12월 총선이나 내년 3월 대선에 직접 출마해 면책특권을 받아 석방을 기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러시아에서는 기업인이나 마피아 두목이 면책특권을 노리고 선거에 나서는 예가 흔하다.
정치적 야심을 공공연히 드러내 온 호도로프스키 전 회장은 공산당을 비롯한 야당에 정치자금을 제공해 왔기 때문에 정치권 내 지지세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유대계라는 점과 올리가르히(과두재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걸림돌이다.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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