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다큐멘터리는 미국 히스토리 채널에서 제작해 올 5월 상트페테르부르크 건립 300주년 기념일을 맞아 방송한 것이다.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영화(榮華)가 시작되고 끝난 곳이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단발성 다큐멘터리와 달리, 로마노프 왕조의 변천사를 인물 중심으로 샅샅이 훑은 게 특징. 러시아와 미국의 러시아왕조사 전문가들의 인터뷰가 곳곳에 삽입돼 학문적 해석도 곁들이고 있다.
1부 ‘제국의 탄생’(6일 방영)은 모스크바 대공 이반 3세가 200여 년간 러시아를 지배하던 몽골 세력을 몰아내고 지배자 ‘차르’에 오르는 과정을 그린다. 그의 손자 이반 4세는 ‘그로즈니’(공포)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아들까지 죽일 만큼 공포와 광기의 통치를 펼친다. 이반 4세가 53세의 나이로 죽자 러시아는 혼돈에 빠진다. 이 때 러시아 정교회가 나서 이반 가문의 먼 친척 미하일 로마노프를 ‘차르’로 옹립하면서 로마노프 왕조가 시작된다.
2부 ‘표트르 대제’(13일)에서는 러시아를 낙후된 변방 왕국에서 강국으로 성장시킨 표트르 대제를 다룬다. 로마노프의 아들로 정적을 물리치고 차르에 오른 그의 대에 이르러 러시아는 북유럽 서아시아 태평양연안에 이르는 대국이 됐다.
3부 ‘여걸시대’(20일)는 표트르 대제 사후 옐리자베타와 예카테리나 여제 등 러시아를 다스린 여성에 얽힌 74년의 역사를 소개한다. 옐리자베타는 표트르 대제의 딸로 쿠데타로 왕권을 차지했다. 예카테리나는 남편 표트르 울리히(표트르 3세)를 제거하고 왕위에 올랐다.
4부 ‘차르의 몰락’(27일)은 산업 노동자들의 저항을 촉발시킨 ‘피의 일요일’ 사건과 레닌의 등장을 다룬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으로 집권한 레닌이 1918년 황실 일가를 처형하면서 로마노프 왕조 300년은 막을 내린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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