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政資개혁법 “구멍 숭숭”…‘소프트머니’허점이용해 모금

  • 입력 2003년 11월 5일 19시 05분


미국 의회가 정치부패를 막기 위해 지난해 전면 금지한 소프트 머니(soft money)가 여전히 활발히 모금되고 있으며 오히려 돈을 주고받는 방식과 통로가 다양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경제전문지 포천(10일자)이 보도했다.

소프트 머니는 개인 기업 단체가 후보 개인이 아닌 정당에 기부하는 정치자금. 금액과 사용처에 제한이 없어 담배회사 등 기업체들로부터 거액의 로비자금이 흘러들어 가는가 하면 개인의 선거자금으로 유용되기도 해 지난해 3월 선거자금 개혁법(일명 매케인-파인 골드법)을 통해 전면 금지됐다.

포천은 그러나 개혁법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시민단체들의 기부를 금지하지는 않는 바람에 이 ‘틈새’를 이용한 편법적인 소프트 머니 모금이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단체는 ACT(America Coming Together). 최근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선언해 화제를 모은 금융가 조지 소로스는 이 단체에 1000만달러를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이 단체는 민주당의 표밭인 미국노동총동맹 산업별조합회의(AFL-CLO)의 정치 고문을 지낸 스티브 로젠더가 이끌고 있으며 온·오프라인을 통해 총 7500만달러의 기부금을 모을 계획이다.

올해 초 설립된 정치 비정부기구인 PAF(Partnership for America’s Families)도 민주당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1000만달러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수석보좌관을 지낸 해럴드 이크스가 이끄는 TMF(The Media Fund)도 개인 단체 등으로부터 돈을 모금해 민주당 후보 지지를 위한 광고비에 사용할 계획이다.

소프트 머니보다는 하드 머니 동원력이 높은 공화당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 그러나 공화당도 역시 ATR(Americans for Tax Reform)등 친 공화당 성향의 시민단체들을 활용해 소프트 머니 모금을 벌이고 있다. 하드 머니는 연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에게 개인이 직접 기부하는 선거자금이다.포천은 “연방대법원이 소프트 머니를 금지한 개혁법에 대한 위헌 여부를 심리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정치성향의 단체들이 이를 이용해 소프트 머니 모금에 더 나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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