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8군 501정보여단장인 메리 레지어 대령(43·여)과 남편인 폴 레지어 중령(42)은 1987년부터 3차례나 한국 근무를 자원할 만큼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82년 학군장교 과정을 마치고 동시에 육군 소위에 임관했지만 지금은 부인이 남편보다 ‘상관’. 레지어 대령은 주한미군 핵심 정보부대의 책임자이고, 남편은 미 8군의 후방군수 지원을 책임지고 있다.
평소 동양사회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던 두 사람은 87년 한국을 첫 해외 근무지로 선택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됐다.
88서울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당시 한국 사회의 역동성과 한국인들의 친절함에 반한 두 사람은 2년간 근무를 마치고 한국을 떠난 뒤에도 94년과 지난해 다시 한국 근무를 자원, 모두 합쳐 6년째 한국 근무를 함께 하고 있다.
두 사람은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과 애정 때문에 함께 한국 근무를 자원했던 것”이라며 “부부 근무의 장점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어려움을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레지어 대령은 특히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성공적인 임무 수행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평소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고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한국인에게 꼭 물어본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에는 부대에서 미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국영화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남편보다 1년 앞서 내년 말 미국으로 귀환할 예정인 그는 “여건만 허락된다면 한국 근무를 연장하고 싶다”며 “3차례에 걸친 한국 근무로 한미동맹에 작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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