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맥클라우드 “한국만화 보면 보물상자 여는 기분”

  • 입력 2003년 11월 5일 19시 11분


“한국 만화를 보니 그림과 아이디어가 일본 만화 못지않게 뛰어나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세계적인 만화 이론가인 스콧 매클라우드(43·사진)는 한국 만화를 본 소감에 대해 “처음 발견한 보물상자를 여는 기분”이라며 양영순의 ‘누들누드’와 허영만의 ‘오 한강’에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청강문화산업대가 4, 5일 서울 코엑스 콘퍼런스홀에서 개최한 ‘만화-이미지 기반 대중문화의 차세대 콘텐츠’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3일 내한했다.

그는 ‘만화의 이해’(1993)와 온라인 만화를 다룬 ‘만화의 미래’(2000) 등 2권의 책을 낸 만화 이론가. ‘만화의 이해’는 15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만화관련 학교에서 교재로 쓰이고 있다. 이 책에서 그는 만화를 “그림과 글이 결합된 저급한 상업 매체가 아니라 독자들의 감정이입을 가장 확실하게 불러오는 매체”로 규정했다.

그는 “온라인 매체 덕분으로 만화의 지평이 확대되고 있다”며 “온라인 만화의 등장으로 프로와 아마추어 작가의 구분이 없어지고 지면의 제약 없이 다양한 형태와 기법으로 만화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 만화의 미국 진출에 대해 “미국 만화가 헐크 스파이더맨 등 슈퍼영웅을 재탕 삼탕하며 신선함을 잃은 데 비해 일본 만화는 새로운 내용과 감성으로 미국에서 빅 히트했다”며 “한국 만화도 일본 만화를 모방하지 말고 고유의 형식과 느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화의 미래가 어둡지 않다고 강조했다. 20세기 중반만 해도 10대의 전유물이었던 만화의 독자층이 최근 10세 이하와 성인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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