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금리인상 도미노 시작되나

  • 입력 2003년 11월 7일 13시 45분


호주에 이어 영국도 최근 기준금리 0.25% 인상했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차기 회의에서도 금리인상 문제가 강력히 제기 것으로 전당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경기 침체가 끝났다는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은행과 보험사들이 잇따라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기업은행과 제일은행이 3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1~0.2% 포인트씩 올린데 이어 우리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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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0.2% 포인트 안팎 인상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금리를 올리고 있으며 고시금리도 조만간 올릴 방침이다.

생명보험사들은 변동금리형 상품에 적용하는 공시이율을 상향조정하고 있다.

생명보험상품의 공시이율을 오르게 되면 가입고객은 더 높은 보험료를 받게 돼 사실상 금리가 인상되는 것이다.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 6일 미국 플로리다 주 보카 러턴에서 열린 증권업협회 연설을 통해 처음으로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경제 성장률과 고용 회복세에 따라 그동안 '상당기간' 저금리로 가겠다는 기조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강한 인내심을 갖고 금융정책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우려가 되고 있는 고용 환경에 대해서는 "지난 수주간 노동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여러 조짐들이 있다"면서 일자리 창출에 호전징후가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 강력한 경제성장을 시사하는 몇가지 지표들을 언급했다.

한편 미국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최근의 경기 회복을 반영하듯 이번주 소폭 상승한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6일 미국 연방주택저당공사(프레디 맥)에 따르면 7일까지의 한주간 30년 만기금리가 5.98%로 한주 전의 5.94%에 비해 0.04%포인트 올랐다. 15년 만기 모기지 금리도 5.26%에서 5.31%로 상승했다.

영국과 호주 중앙은행이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전세계 경기 회복 조짐과 함께 다른 주요 경제국들의 `금리 도미노(동반) 인상'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6일 기준금리(중앙은행의 시중은행에 대한 대출금리)를 3.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잉글랜드은행의 금리인상 조치는 2000년 2월(당시 6%) 이후 처음이며, 미국과 일본 등 세계 4대 중앙은행 가운데서도 첫번째다. 인상 전 3.5%는 1955년 이후 48년만에 최저수준이었다.

잉글랜드은행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을 정부 목표인 2.5%로 잡기 위해 '적절한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면서 "전세계 경제 회복이 계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국 시중은행의 지난 9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규모는 88억 파운드(미화 150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호주 중앙은행도 5일 기준금리를 5%로 17개월만에 처음으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중앙은행은 전세계 경기회복 덕분에 호주 가계의 신용대출 급증을 규제할 여유가 생겼다고 인상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인상조치는 지난 2년간의 주택가격 상승 등 경기과열에 대한 지적 뒤 전격 단행됐다.

경제전문가들은 영국과 호주의 금리인상을 전세계 경기 사이클이 회복 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한 조짐으로 긍정 평가하고 있다.

또 영국의 경우 경기과열을 차단하기 위해 내년 2월중 한차례 0.25% 포인트 금리를 올린 뒤 내년말까지 추가 인상해 기준금리가 5%에 이르도록 할 것으로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6일 주요 정책금리를 일단 현행 2.0%로 유지키로 결정했다.

ECB는 이날 지난 1일 취임한 장 클로드 트리셰 신임 총재 체제 하에서 첫 정례 이사회를 열고 중앙은행의 재할인율을 2.0%로 지난 6월 6일 0.5% 인하한 이후 5개월째 동결했다.

ECB는 미국의 경기회복에 따라 유로권에서도 미약하나마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내년에 수출주도의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디지털뉴스팀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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