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초저금리 유지 시사

  • 입력 2003년 11월 7일 13시 45분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6일 향후 경기 전망을 좋게 보면서도 현행 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달 밝힌 '상당 기간동안' 저금리를 유지한다는 표현을 이번에는 사용하지 않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암시를 주었다고 뉴욕 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이 지적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플로리다 주 보카 러턴에서 열린 증권업협회 주최 회의에서 위성 연설을 통해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은 것이 아니라 너무 낮다는 점을 FRB가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런 환경에서는 인내심을 갖고 금융정책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해 초저금리 기조를 당분간 바꾸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10월말 FRB가 연방기금금리를 현행대로 1.0%로 유지하기로 결정한 직후 미국이 3·4분기 중 연율 7.2%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또 6일에는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001년 1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고 미국의 3·4분기 노동생산성이 8.1% 증가해 2002년 초 이래 최대의 상승폭을 나타냈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그린스펀 의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없다는 점과 생산성의 대폭 향상을 언급한 것은 금리 인상을 검토하려면 강한 경기회복세가 몇 달간은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 좋아요
    1
  • 슬퍼요
    0
  • 화나요
    1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0
  • 화나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