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체니 부통령에 관한 최근호(17일자) 특집기사를 이렇게 시작했다.
체니 부통령은 또 베트남전 패배와 70년대 워터게이트 사건, 그리고 80년대의 이란-콘트라 사건의 여파로 미국의 군사 및 정보능력이 현저히 약화됐다고 믿는 인물이라는 게 뉴스위크의 결론이다. 세 사건 모두 미국 현대사의 ‘어두운 그늘’로 평가돼 왔지만 체니 부통령의 인식은 정반대인 셈이다.
뉴스위크는 체니 부통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움직여 이라크전쟁을 감행키로 결정한 과정과 배경도 소개했다.
체니 부통령은 2001년 부시 대통령 당선 때만 해도 이라크를 침공해야 한다는 네오콘(신보수주의) 그룹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조하는 입장은 아니었다. 그러나 9·11테러를 계기로 홉스주의적 세계관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됐고,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 침공을 설득시켜 ‘개전의 주역’이 됐다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이어 그가 일반적인 부통령의 한계를 훨씬 넘는 막강한 권한과 정보수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막강 부통령’으로 이라크전쟁 계획 입안을 주도한 국방부 내 비밀조직 ‘특별계획처(OSP)’와 비밀 정보분석 조직 ‘팀B’의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다. 지금도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 등 모든 정보 관련 부서를 대상으로 국가안보 관련 정보를 취합, 분석하고 있으며 60여명이나 되는 부통령실을 운영하고 있다.
체니 부통령의 막강한 힘은 부시 대통령의 전적인 신임 때문. 매주 목요일이면 부시 대통령과 단독 오찬을 하는데 이 자리에서는 특히 정보 관련 사항이 논의되는 경우가 많다.
부시 대통령은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행정부 국방장관 등을 지내 경험이 풍부한 체니 부통령의 판단력을 존중한다는 것이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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