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정부의 재정 여건을 감안하면 미군을 완전히 대신할 수 있는 국방력 강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학계 등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시민단체인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12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주한미군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미군 철수가 장기적으로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명지대 조동근(趙東根·경제학) 교수는 “주한 미군의 장비를 대체하는 데만 매년 3조∼3조3000억원을 투자해야 한다”며 “이는 매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20∼1.25%포인트씩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또 “주한 미군 장비를 대체하기 위해 국방비 증액분을 교육비나 경제개발비 등에서 빼서 조달할 경우 성장률이 더 떨어져 연간 1.52∼1.69%포인트 줄어든다”며 “만약 안보위협이 가중되면 2%포인트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와 함께 “주한미군 장비 대체 비용은 23조원으로 추산된다”며 “이를 위해서는 국방비 지출을 매년 3.5%로 유지해야 하는 데 공적자금 손실 부담과 낮은 경제성장률로 인한 세입(稅入) 감소를 감안하면 지금과 같은 재정 상태로는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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