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민간인5명 오인사살

  • 입력 2003년 11월 13일 01시 19분


이라크 종전 이후 저항세력의 게릴라식 공격이 계속되면서 미군들이 민간인에게 사격을 가하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11일 이라크 바그다드 서쪽 팔루자에서 미군이 이라크 민간인을 테러용의자로 오인, 5명을 사살하고 4명에게 총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미군은 이날 밤 10시경 닭을 운반 중이던 민간인 차량에 사격을 가해 탑승했던 이라크인과 그의 두 아들, 친척들이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군은 다음날 시신 1구를 유가족에게 인도했고 기자들이 사망 이유를 확인했지만 정확한 사고 경위를 밝히지 않았다. 10일에는 시아파 이슬람교도들의 지역인 사드르시에서 미군 당국이 지명한 시의회 의장 무하나드 알 카디가 시청사를 경비하던 미군과 논쟁을 벌이다 이 병사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던 그는 미군과 지역 주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온 인물이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앞서 존 아비자이드 미 중부군사령관은 저항세력의 테러공격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8일 경고했으며 몇 시간 뒤 팔루자에서 미군 3명이 공격을 받아 부상하자 전투기들을 동원, 이 지역에 225kg짜리 폭탄 3발을 투하하기도 했다.

한편 영국의 의료 계통 비정부기구(NGO) ‘메닥트’는 3월 이라크전쟁 발발 후 보건체계가 심각하게 와해되면서 10월 말까지 2만여명의 이라크 국민이 숨졌다며 이 같은 상황이 이라크 민심을 얻지 못한 원인이라고 11일 지적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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