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주 럿거스대 헬렌 피셔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신경과학학회지 ‘리서치’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사랑에 빠진 남녀의 두뇌 메커니즘을 이렇게 규정했다고 BBC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연구진이 연애 초기 단계에 있는 젊은 남녀 17명을 상대로 사랑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사진을 보여준 뒤 두뇌의 기능적 자기공명영상(MRI)촬영을 한 결과 강렬한 사랑의 감정은 뇌에서 활동하는 도파민의 분비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파민은 만족스럽고 기쁜 감정을 갖게 하는 뇌 화학물질. 도파민 분비가 늘면 원기가 왕성해지고 보상욕구와 자신감이 생긴다.
초콜릿을 먹을 때 반응을 보이는 뇌 부위에서도 활동의 변화가 나타났는데 사랑의 감정을 표현할 때 반응하는 뇌의 여러 부분 중 하나와 일치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낭만적인 감정을 표현할수록 해당 부위의 반응이 활발해지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즉, 사랑을 표현할수록 더욱 애정이 깊어진다는 것.
하지만 사랑을 느낄 때 반응하는 뇌의 부위는 남녀간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은 보상욕구나 감정, 주의를 끌고자 하는 욕구와 관련된 부위에서 활동이 증가한 반면 남성은 성적 흥분과 시각 처리 관련 부위가 활발한 반응을 보여 남녀간 사랑의 ‘색깔’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피셔 박사는 “이성에 끌리는 현상은 모든 포유류에 나타나는 것으로, 이것이 발전해 짝짓기 대상을 찾게 하고 나아가 해당 종(種)의 번식을 위한 부모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갓 실연당한 남녀의 두뇌 활동을 관찰해 이들이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여러 신호를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하는지에 대해 분석할 계획이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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