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 탐난다" 스티브 잡스 눈독

  • 입력 2003년 11월 16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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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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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컴퓨터의 신화를 창조한 스티브 잡스(사진)가 이번에는 할리우드 정복에 나섰다.

잡스가 운영하는 픽사(Pixar)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1990년대 중반이후 개봉하는 만화 영화마다 ‘대박’을 터뜨렸다. ‘토이스토리 1,2’ ‘벅스라이프’ ‘몬스터 주식회사’에 이어 올 5월 선보인 ‘니모를 찾아서’는 올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영화에 올랐다.

95년 이후 월트 디즈니 영화사와 제작, 마케팅, 배급에서 제휴관계를 맺어온 픽사 스튜디오는 최근 아예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업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디즈니사가 영화 수입액의 60%를 고스란히 가져가는 현재의 계약구조가 불평등하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픽사의 디즈니 인수 가능성에 어느 정도 무게를 두고 있다. 당분간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픽사의 독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놓는 영화마다 관객몰이에 성공하는 픽사와는 달리 디즈니는 ‘릴로와 스티치’ ‘보물성’ 등 최근 개봉한 영화가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드림웍스사 역시 2001년 ‘슈렉’이후 별다른 흥행작이 없는 형편이다.

픽사가 할리우드에서 급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잡스가 오랫동안 고집해온 ‘벤처 경영’ 덕분이다.

잡스는 86년 조지 루카스 감독에게서 1000만달러라는 ‘헐값’에 루카스필름 컴퓨터 사업부를 인수한후 픽사를 설립했다.

잡스는 할리우드 최고의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통하는 존 라세터를 영입하는 등 인재들을 불러모았다. 그는 제작자와 감독의 역할을 맞바꾸기도 하고 직원들에게 직접 만화영화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맡기는 등 파격적이면서도 융통성 있는 제작방식을 도입했다. 또 가족주의적 메시지를 강조하는 디즈니 영화와는 달리 다소 진보적인 스토리를 구성해 어린이는 물론 어른 관객들도 타깃으로 삼는 전략을 택했다.

픽사가 내년 처음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인크레더블스’와 2005년 자동차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카스’는 벌써부터 할리우드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신작 개봉 주기를 현재 18개월에서 12개월로 앞당기겠다는 잡스의 계획에 대해 일부에서는 “창의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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