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건의 미 상무부 수출 서류를 조사한 결과 미국 회사들이 지난해 인도 레바논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약 1900만달러(약 230억원)어치의 고문 장비들을 수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
미국 정부는 2000년부터 캐나다 이외의 국가에 범죄 억제 관련 상품을 수출하려는 회사들은 엄격한 조사를 거쳐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 업체들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수출을 했으며, 일부 업체는 전기충격기를 부품별로 쪼개 판매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해간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은 또 이 장비들이 고문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경찰 업무에 일반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장치들이라며 “해당 국가에서 남용되는 것에 대해서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59개국에 전기충격용 테이저총을 판매하고 있는 한 업체는 “우리 제품이 고문에 사용된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을 수입하는 나라들 중에는 미 국무부가 고문 등을 이유로 인권문제국으로 분류한 국가들이 포함돼 있다.
인권단체들은 미 정부가 공식적으로 수출을 허가해 준 것이라도 이후에 제3국으로 흘러들어가 남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예로 국제사면위원회에 따르면 피얼리스사가 만든 수갑은 2000년에 레바논의 한 감옥에서 발견됐다. 피얼리스사는 레바논에 수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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