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의 스타 배우 톰 크루즈는 20일 자신이 주연한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에드워드 즈윅 감독)를 소개하면서 “이 영화를 위해 공부를 정말 많이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1년이 넘는 촬영기간 중 틈날 때마다 체력훈련에 매달린 덕택에 격투 장면을 멋있게 찍을 수 있었다”면서 ‘라스트 사무라이’가 땀과 노력으로 완성된 영화라는 점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그는 20일 도쿄 롯폰기(六本木)의 한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기자들과의 기자회견에서 함께 출연한 일본 배우들과 반갑게 포옹한 뒤 유머와 제스처를 섞어가면서 영화의 메시지와 촬영에 얽힌 뒷얘기를 전했다.
‘라스트 사무라이’는 일본이 메이지(明治) 유신을 통해 근대화에 나서는 19세기 후반, 신식무기로 무장한 정부군과 서구화에 저항하는 사무라이 세력간의 대립을 다룬 작품. 톰 크루즈는 정부군의 군사훈련을 지도하기 위해 일본에 왔다가 사무라이들에게 포로로 잡힌 뒤 일본 고유의 무사도 정신에 눈을 뜨는 알그렌 대위로 출연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할리우드 영화가 완성된 뒤 일본에서 처음으로 공개되고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서양 관객들에게 사무라이는 ‘싸움을 잘하는 전사(戰士)’나 ‘무서운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굳어져 있다. 사무라이의 시점으로 당시 역사를 보면서 그들은 무사인 동시에 전통을 지키려 애쓴 철학자라는 점을 깨달았다.”
톰 크루즈는 ‘무사도 정신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남자로서 믿고 신봉해야 할 덕목, 예컨대 의무 헌신 의리 같은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전통과 정신세계를 다룬 이 영화가 세계 각국의 관객들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열린 눈으로 대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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