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임 중 건강이 나빠 ‘병상통치’를 계속한 끝에 하야했던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72·사진)이 퇴임 후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난달 28일 건강검진을 위해 독일 베를린 심장병클리닉에 입원했던 옐친 전 대통령은 1일 ‘아무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고 퇴원했다. 그는 헬무트 콜 전 독일총리 등 옛 친구들을 만나며 여유 있는 일정을 보내다 귀국할 예정이다. 옐친 전 대통령은 1996년 심장수술을 받은 뒤 집무를 보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입원과 요양을 계속하던 끝에 99년 12월 조기 사임했다. 그러나 사임 뒤에는 몰라볼 정도로 건강이 좋아졌다. 재임 중 해외방문을 거의 하지 못했던 옐친 전 대통령은 이제는 부인 나이나 여사와 함께 틈날 때마다 러시아 각지와 해외를 다니며 여행을 즐기고 있다. 각종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도 재임 당시보다 더 늘었다. 대통령의 직무에서 오는 중압감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것이 건강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재임 중 가족의 부정부패 등으로 ‘퇴임 이후’가 염려스러웠던 옐친 전 대통령은 직접 후계자로 지명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성공적으로 권력을 이양해 걱정 없는 노후를 보내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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