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찻집에서 만난 그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산책하고 오전 7시에 유통기한이 지난 채소와 과일로 배를 채운다”며 “하루 한끼만 먹고 고기는 먹지 않으며 15년 전부터 신발도 신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이름 대신 팔리어로 ‘집 없는 자’라는 뜻의 ‘아나가리까’로 부른다. 그는 불교를 접한 뒤 1980년부터 수행했으며 불교 초기 경전 등 동양 사상을 독학했다. ‘맛지마니까야’는 토씨 하나도 틀리지 않고 암송한다.
그는 “(도를) 배우지 못한 사람은 땅을 땅 그대로 보면서 땅에 대해 욕심을 낸다. 중생은 보이는 현상을 그대로 믿고 집착한다. 그러나 (도를) 배운 이는 집착하지 않고 본질을 충분히 아는 사람”이라는 맛지마니까야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욕망을 버린 삶을 주문했다.
누더기 같은 옷을 십여년간 입고 있는 그는 “옷이 마치 내 몸의 한부분이 된 것 같아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웃었다. 그는 12일 오후 2시 서울 불교방송 대법당에서 열리는 ‘맛지마니까야’ 출판기념회에 참석하며 당분간 전북 남원 실상사에 머물 예정이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