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수집과 치안을 현지인에게=미 중앙정보국(CIA)은 과거 사담 후세인 정권의 정보기관과 보안조직에서 일했던 요원들을 채용해 내년 2월 중순까지 새로운 비밀정보기관을 창설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1일 전했다.
초대 기관장은 현재 과도정부 내무장관인 누리 바드란이 맡는다. 그와 과거 망명 인사였던 아야드 알라위가 현재 미국 CIA 본부에서 구체적인 창설 계획을 만들고 있다. 두 사람은 수십년간 이라크 망명 저항단체인 이라크 국민협의회(INA)를 요르단에 구성해 놓고 CIA와 함께 반(反)후세인 쿠데타를 여러 차례 기획했다.
CIA는 8월부터 과거 이라크 비밀 정보요원들을 채용해 협력자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라크 각지에 지부를 확장하고 있다.
CIA와 ‘이라크 중앙정보국’의 1단계 목표는 저항세력의 색출·분쇄 작업. CIA는 최근 ‘정보분석 요원’들을 이라크로 파견해 이전보다 2배 규모의 분석 팀을 만들었다.
이라크인으로 구성된 경찰력도 크게 확장됐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9일 회견에서 “현재 교육을 마치고 배치된 이라크 경찰력등은 16만명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그는 “키르쿠크에서는 연합군이 교육한 2200여명의 이라크인 경찰이 대부분의 범죄를 처리한다”면서 “이라크 경찰이 자체적으로 치안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의도대로 될까=그러나 미국의 계획은 적지 않은 장애를 만나고 있다.
미군이 9주간 교육시킨 끝에 10월 초 이라크인 정규군으로 처음으로 구성한 대대급 부대에서는 부대원 750여명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250여명이 최근 조기 제대했다. 60달러의 적은 월급에다 저항세력과의 충돌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내년 10월까지 4만명의 이라크인 경보병을 창설하려는 미국의 계획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렵다.
‘이라크 중앙정보국’ 창설도 “의심스러운 자들이 포함될 수 있다”는 이유로 미 국방부와 아마드 찰라비 이라크 국민회의(INC) 의장이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이라크인으로 구성될 비밀정보기관은 내년에 출범할 이라크 새 정부를 완성할 결정적인 부분이어서 중단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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