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사실은 미국 조지워싱턴대 부설 국가안보기록보존소가 최근 비밀해제된 미국 정부의 공식자료를 바탕으로 ‘사담 후세인:추가된 비사’라는 제목의 자료집을 발간함으로써 드러났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9일 전했다.
이 문건들에 따르면 럼즈펠드 장관은 1984년 3월 미국 특사 자격으로 조지 슐츠 국무장관의 사신(私信)을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에게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 사신은 앞서 미국 정부가 이라크의 화학무기 사용을 비난한 것에 대해 이는 이라크라는 특정 국가를 비난한 것이 아니라 화학무기에 대한 미국의 기본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또한 럼즈펠드 특사는 화학무기 비난 성명이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경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며 양국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럼즈펠드 특사는 1983년 12월에도 바그다드를 방문해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해 협의했다.
미국 정부는 1979년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의 시아파 혁명이 일어난 이란의 변화를 지켜보면서 이에 맞설 보루로서 사담 후세인 정권을 80년대 내내 중요한 동맹으로 여겼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지적했다.
따라서 미국은 이란-이라크전쟁(1980∼88) 당시 미국이 겉으로는 중립을 지켰지만 막후에서는 이라크에 독성 화학물을 포함한 군사 물자를 팔고 이란으로 무기가 반입되는 것을 저지했다는 것이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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