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의기양양…힘 앞세운 대외정책 잇단 성공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9시 00분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 체포와 이란의 핵사찰 수용에 이어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를 전격 선언하는 등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외정책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라크에서 미군 사상자가 증가하면서 국내 여론이 악화하던 데 비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부시 대통령이 직접 ‘악의 축’ 또는 ‘불량국가’로 규정했던 국가들이 잇달아 미국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힘을 앞세운 그의 대외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경제상황도 호전되는 기미가 완연해 내년 재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후세인 체포 후인 18, 19일 미국 성인남녀 1010명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응답은 52%로 나타났다.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응답자는 12%였다.

15, 16일 USA투데이와 CNN, 갤럽이 공동조사한 결과에서도 부시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도는 체포 전 54%에서 63%로 올랐다.

그러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현재의 지지율이 재선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 뉴스위크 조사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원한다’는 응답과 ‘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각각 46%로 팽팽했다. 또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는 그동안 큰 기복을 보여 급격한 하락 가능성도 있다는 것.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후세인은 한 번밖에 체포할 수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대단히 혼란스럽고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이라크에서 미국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고 국민이 느끼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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