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신문은 유엔 핵 사찰단 보고서와 미국 및 유럽 전문가들을 인용해 파키스탄 정부가 이 문제와 관련해 2주전 자국의 핵 과학자 3명을 미국측과 함께 신문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모두 '파키스탄 핵폭탄의 아버지'인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최측근. 칸 박사는 북한 등으로의 핵기술 이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으며, 파키스탄 정부는 칸 박사를 조사하라는 서방국의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이란-파키스탄 핵 커넥션의 결정적인 증거는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미 당국자들과 무기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원심분리기가 파키스탄이 핵개발 초기에 사용하던 것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1970년대 파키스탄은 영국과 네덜란드, 독일 정부 컨소시엄인 유렌코가 만든 원심분리기 기술을 개조해 자체 원심분리기를 생산한 바 있다.
또 이란이 보유한 원심분리기 부속품에는 이전에 사용했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이를 통해 생산된 농축 우라늄 역시 파키스탄에서 생산된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지낸 개리 새모어는 "이 같은 증거는 파키스탄에서 폐기된 원심분리기의 부품과 설계도를 이란이 획득했다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87년 파키스탄에서 이같은 기술과 부품을 확보하면서 핵 개발을 위한 기술 장애를 극복했고 그 결과 현재 1년에 핵폭탄 20개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핵물질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핵 기술 이전은 정부와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특히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이후에는 핵 기술 이전이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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