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천황은 고희를 맞아 일본 언론과 가진 회견에서 “일생에서 가장 슬펐던 일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300만명 이상의 일본인과 많은 외국인이 생명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그는 선친인 히로히토(裕仁) 천황 시절의 만주사변과 태평양전쟁 등을 거론하면서 “우리 모두는 그런 과거의 역사를 충분히 이해하고 세계 평화와 인류 안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위 15년째인 아키히토 천황은 “한신대지진 등 자연재해는 정말로 혹독했지만 (15년간을) 비교적 평온하게 보낸 것 같다”고 회고했다. 기뻤던 일로는 일본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경제 강국으로 도약한 것과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평민 출신인 황후와 결혼한 것 등을 꼽았다.
전립샘암 진단을 받고 올 1월 전립샘 적출수술을 받은 그는 “병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매일 바쁘게 지내고 있다”면서 건강을 자신했다.
이날 천황 일가는 황궁 발코니에서 천황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황궁을 찾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하는 행사를 가졌다. 일본은 천황의 생일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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