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잠정 금지한 나라는 한국 일본 호주 태국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멕시코 러시아 캐나다 브라질 등 18개국이다.
미 정부는 광우병이 175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 쇠고기산업에 얼마나 충격을 줄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일부 전문가와 육우업계에서는 “단 한 마리에서 발견된 것 뿐”이라며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퍼듀대는 수출 감소와 소값 하락으로 내년에 2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널드사와 세계 최대 육가공업체인 타이슨 푸즈의 주가는 24일 각각 5.2%와 7.7% 급락했다. 연관산업인 옥수수, 농업장비 업체도 타격을 받고 있다.
연간 35억달러에 이르는 미국 쇠고기 수출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식품업체 애그리 비프의 릭 스톳 회계담당자는 “캐나다의 광우병 사례로 미루어 내수는 장기적으로 큰 영향이 없겠지만 일본 한국 멕시코 홍콩 등에 대한 수출 감소가 문제”라고 말했다. 일본 한국 멕시코는 올해 미국산 쇠고기 수출의 89%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가 장기화되면 호주와 뉴질랜드산 쇠고기 수입량을 늘려야 할 것으로 보고 내년 초 두 나라에 직원을 파견키로 했다. 미국 중서부산 쇠고기를 판매 중인 일본 최대 슈퍼마켓 체인 이토요카도는 이를 계속 판매하겠다고 밝힌 반면 2대 소매체인인 아에온은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대에서 즉각 치우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사태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EU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추가조치를 내리지는 않았다. EU는 미국산 소는 성장호르몬을 주입받아 비정상적으로 사육된다며 오래전부터 수입을 제한해 오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5월 광우병 소 한 마리가 발견되자 미국을 포함한 29개국이 캐나다산 쇠고기를 수입 금지해 육우산업이 벼랑 끝에 몰리기도 했다. 미국은 3개월 뒤 수입 금지를 완화한 데 이어 내년 초에나 완전 해제할 방침이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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