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해 6월 쏘아올린 화성 탐사선의 탐사 로봇 ‘스피릿(Spirit)’이 약 7개월에 걸친 우주여행 끝에 4일 화성 표면에 안착했다. 스피릿은 앞으로 90일 동안 하루 40여m를 옮겨 다니며 토양과 바위 등을 분석하면서 과거 화성에 물이 있었는지, 기온이 따뜻한 적이 있었는지 등 화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탐사한다. NASA 과학자들은 4일 오후 1시35분(한국시간) 스피릿이 착륙 성공 신호를 보낸 데 이어 착륙 지점 주변을 촬영한 고해상도의 흑백 사진을 1억7050만km 떨어진 지구로 전송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스피릿을 실은 착륙선은 이날 화성 대기권에 들어선 뒤 방열장치, 낙하산, 역분사 로켓 등을 차례로 사용하며 하강했다. 착륙선은 화성 표면 도착 8초 전 대형 에어백으로 감싼 스피릿을 화성 적도 남쪽의 ‘구세브 분화구(Gusev Crater)’에 떨어뜨렸고, 스피릿은 착륙 직후 에어백을 제거하고 탐사작업을 시작했다.
스피릿은 97년 7월 패스파인더호의 탐사 로봇 소저너 이후 6년6개월 만에 화성 착륙에 성공했다. 미국은 99년 마스 폴라 랜더호와 마스 클라이미트 오비터호를 화성에 착륙시키려다 실패했다. 스피릿에 이어 지난해 7월 발사된 쌍둥이 화성 탐사 로봇 ‘오퍼튜니티(Opportunity)’도 24일 화성에 착륙할 예정이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