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주권이양 착수…6월말까지 새정부 출범

  • 입력 2004년 1월 5일 18시 47분


미국은 이번 주부터 이라크에 주권을 이양하는 작업에 공식 착수한다. 그러나 6월 말까지로 예정된 주권이양 일정을 지키는 데는 걸림돌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일단 2월 말까지 정부 형태, 이슬람교의 기능, 부족 및 종교집단의 지방권력 범위 등을 일단락 지을 예정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5일 전했다. 이어 헌법의 모태가 될 과도행정법의 근거를 마련하게 된다.

3월에는 주권이양 이후 이라크와 미군, 나아가 미국과의 관계를 다시 설정하는 협상을 진행한다. 새 화폐 교환 및 무선전화 도입 등의 조치도 이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해 5월 1일 종전 선언 이후 8개월을 사실상 허송한 셈이어서 시간에 쫓기고 있다. 미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우리는 6개월의 마라톤을 뛰어야 한다”며 “(시간이 촉박해) 모든 문제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 구성에 가급적 많은 이라크인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쉽지 않다. 미국은 먼저 정당을 구성하고 이라크 내 18개 주마다 1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설치한 뒤 여기서 정당의 지방위원을 뽑아 이들이 새 의회의 의원을 선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의회의원 수 및 상하 양원제 도입 여부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 이슬람 다수파인 시아파 최고성직자 아야톨라 알리 시스타니는 직접선거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현 과도통치위원회의 존속 여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과도통치위원들은 과도통치위를 새 국회의 하원으로 존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과 많은 이라크인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