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무장요원 기내탑승 논란 “차라리 운항 취소”

  • 입력 2004년 1월 6일 18시 46분


미국이 테러 방지를 위해 자국 상공을 비행하는 외국 여객기에 무장요원의 탑승을 요구한 데 대해 국제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포르투갈 민간항공국 조아킴 카르발호 안전국장은 5일 자국의 5개 항공사 대표들과 만나 협의한 뒤 “테러 위협이 있으면 무장요원을 기내에 배치하느니 비행을 취소하겠다”며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 최대의 조종사 노조인 영국여객기조종사협회도 이날 무장요원 탑승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영국 내 민항기 조종사 90%가 가입해 있는 이 협회는 영국항공(BA)과 면담을 갖고 항공기에 무장요원을 배치하는 것은 오히려 승객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협회는 정부가 무장요원 탑승을 거듭 주장하면 이를 수용하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기장이 항공기를 통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무장요원과 관련해 기내 총격사건 발생시 보상기준 마련도 요구했다.

미국 내 유명 관광지로 전세기를 띄우고 있는 영국의 토머스 쿡 항공사도 무장요원을 탑승시켜야 할 만한 사실이 발견되면 항공기 운항을 아예 취소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회원 2000여명의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도 “대부분의 국제항공사는 기내에 총기를 소지한 사람이 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무장요원이 필요할 정도라면 운항 자체를 취소하는 것이 옳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부는 “테러리스트들의 여객기 납치 위협에 대처하고 이웃 국가에 똑같은 조치를 요구하기 위해 싱가포르 항공의 동남아 노선에 무장요원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니 탐 싱가포르 안보국방담당 조정장관 겸 부총리는 “곧 동남아국가연합(ASEAN) 당국자들과 만날 예정”이라면서 “조만간 무장요원이 모든 항공기에 탑승하고 무장요원이 없는 항공기는 특정 공항에서 착륙이 불허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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