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연휴기간(1∼4일) 중 도쿄(東京) 주요 백화점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늘었다. 1월 1일엔 백화점 정문마다 줄을 길게 늘어섰을 정도.
일본 유통업계는 “경기회복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마침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고 반색했다. 여성의류가 가장 잘 팔렸고 DVD레코더 디지털카메라 등 전자제품과 골프 관련 상품도 호조를 보였다.
도쿄의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11월까지 24개월 연속 전년 실적을 밑돌다가 작년 말을 고비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번 경기회복은 1990년대 초 ‘거품’이 붕괴된 이후 세 번째로 찾아온 것. 일본 경제는 93년 11월∼97년 5월과 99년 2월∼2000년 10월 등 두 차례 활기를 찾는 듯했지만 정책 실패와 소비 침체가 겹쳐 주저앉은 바 있다.
아사히신문은 경기회복의 성격이 예전의 두 번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이번엔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탈출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보도했다. 당시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려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추겼지만 이번엔 수출 호조와 기업수익 개선에 의해 경기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
일본 정부는 올해 2% 안팎의 실질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소비자물가의 상승 기조가 분명해질 때까지 시중에 돈을 계속 풀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주가상승으로 소비심리가 풀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기업실적의 호조가 가계부문에 어떻게 파급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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