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인 우주탐사 계획에 대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인간을 화성에 보내는 일이 엄청난 비용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것.
물론 우주항공업계 등에서는 ‘미국의 미래를 개척할 새 비전’이라며 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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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 온도 영상5도∼영하15도 |
외신들은 부시 대통령의 우주탐사 계획이 1989년 아버지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이 발표했던 △달 착륙 재개 △달에 영구기지 건설 △화성에 유인우주선 발사 등의 내용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흐지부지된 계획을 아들 부시 대통령이 다시 추진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번 계획이 지난해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참사 이후 우주계획을 재검토하라는 부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 칼럼니스트 패티 데이비스는 10일 뉴스위크 인터넷판에 “지구환경 악화로 2050년까지 100만종의 생물이 사라질 것이란 보고가 있다”면서 “부시 행정부는 막대한 비용으로 화성탐사 계획을 세우면서 지구보호 계획은 세울 수 없나”라고 비꼬았다.
특히 그는 걸프전에서 승리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을 92년 대선에서 패배시킨 빌 클린턴 후보 진영의 구호 “중요한 건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를 응용해 부시 행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이번 탐사 계획이 주는 메시지는 지구 환경을 걱정하는 아이들에게 ‘괜찮다, 얘야, 네가 대학을 마칠 무렵이면 우린 화성에서 살고 있을 거란다’ 하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리처드 게파트 민주당 대선 후보도 9일 탐사 계획을 전해 듣고 “우주를 향한 이상에 앞서 지구에서 청정에너지를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구부터 살려라”고 공격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화성 유인우주선 600조원 들듯▼
화성까지 유인우주선을 보내는 비용은 300억달러에서 최대 1조달러까지 관측이 엇갈리지만 대략 5000억달러(약 600조원)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4.5%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이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재래식 로켓으로는 화성까지 왕복에만 1년이 걸리므로 이온 우주선을 개발하거나, 중력 탈출이 쉬운 달에서 화성탐사선을 쏘아 올리는 방안 등을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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