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전당대회 일주일 앞으로]잇단 말바꾸기 ‘딘風’ 주춤

  • 입력 2004년 1월 11일 19시 02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의 초반 판세를 가려줄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가 약 1주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9명의 후보들은 10일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TV 광고를 집중적으로 내보내는 등 총력전에 들어갔다.

역대 선거에서 19일 열리는 아이오와주 코커스와 27일 열리는 뉴햄프셔주 예비선거에서 최소한 3위 안에 들지 않은 후보가 당 후보로 지명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판세와 불안한 선두=전 버몬트 주지사인 하워드 딘 후보는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쟁 후보들의 공격과 악재로 지지자들이 이탈하고 있다.


딘 후보는 앨 고어 전 부통령에 이어 톰 하킨 아이오와주 상원의원의 지지도 끌어내 유리한 입장에 있다. 그러나 전국 지지도에서 아이오와 코커스에 나서지 않는 웨슬리 클라크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령관에게 4%포인트 차로 추격당하고 있으며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과의 차도 크지 않아 선두 유지가 불안한 상태다.

워싱턴 포스트는 딘 후보 지지자들이 그의 본선 경쟁력과 잦은 말 바꾸기 등으로 인해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딘 후보가 4년 전 아이오와 코커스를 비난한 인터뷰 화면이 8일 NBC TV에 공개돼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딘 후보는 이 인터뷰에서 “아이오와 코커스는 특별한 이익단체들에 의해 주도돼 미국인들의 극단을 대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해 중도적이라고 호평하고 단임에 그칠 것이라고 보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에는 아이오와 코커스에 대해 “미국 민주주의의 본질을 보여준다”고 극찬하고 부시 대통령은 “가장 극단적인 우익”이라고 비난해왔다.

▽2위권 후보들의 추격=아이오와주에서 지지도 2위를 달리고 있는 게파트 후보는 하원 원내대표와 오랜 의정 활동, 경륜을 내세워 딘 후보를 추격하고 있다.

게파트 후보 진영은 딘 후보가 당원대회 참가 자격이 없는 다른 주의 지지자들을 대거 동원해 당원대회를 조작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존 케리 상원의원은 10일 같은 매사추세츠 출신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지지를 끌어내 기세를 올렸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100일 내에 의료보험제도를 개혁하겠다는 등의 대국민 공약이 담긴 TV 광고를 내보내며 본선 경쟁력을 과시하는 전략으로 딘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2000년 대선에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도 딘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문제 삼으며 상원의원과 부통령 후보 경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4성 장군 출신의 클라크 후보는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선두 부상을 목표로 여성 유권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여성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9명의 후보 가운데 49세로 가장 젊은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참신한 이미지와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삼고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maypole@donga.com

  • 좋아요
    1
  • 슬퍼요
    0
  • 화나요
    1

댓글 0

  • 좋아요
    1
  • 슬퍼요
    0
  • 화나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