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保-革갈등 고조…총선 후보심사 개혁파 무더기탈락

  • 입력 2004년 1월 12일 01시 47분


이란 강경파가 다음달 20일 총선을 앞두고 개혁파 성향 후보들의 입후보 자격을 대거 박탈하자 개혁파 의원들이 항의 농성에 들어가는 등 정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란 수호위원회는 최근 의원선거 자격심사에서 1700명의 입후보자 가운데 개혁파가 다수 포함된 877명의 자격을 박탈했다고 IRNA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수호위원회는 강경보수파 성직자와 법률가로 이뤄진 기구로 상원 역할을 하면서 대통령 및 의원선거 입후보 자격심사 등 각종 중요사안을 결정한다.

이에 대해 개혁파 의원들은 이날 의회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입후보 자격이 박탈된 모센 미르다마디 의회 외교국가안보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비군사적 방법을 사용한 정권 교체 시도이자 불법적인 쿠데타”라고 반발하며 강경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동생으로 현직 의회 부의장인 모하마드 레자 하타미 의원도 자격이 박탈되자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입후보 자격 거부”라며 “며칠 내에 추가 항의운동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최대 개혁정당 ‘이슬람 이란 참여전선(IIPF)’을 이끌고 있다.

하타미 대통령도 “이번 결정은 민주주의와 맞지 않고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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