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불법이민자는 530만명(2001년 추산). 농장근로자가 120만∼250만명으로 가장 많고 건설인부 75만명, 식당종업원 70만명, 가사종사자 25만명 등이다.
값싼 임금에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이들 외국인 근로자들이 사라진다면 뉴욕 맨해튼의 어린이들은 보모를 잃게 되고 플로리다나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의 호텔에서는 타월을 세탁할 사람이 없어지는 등 미국의 가정과 기업이 큰 고통을 겪을 것이 분명하다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남가주대의 라틴계 연구기관인 토마스 리베라 정책연구소의 해리 파촌 소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불법 이민자들이 없다면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파문이 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플로리다주의 경우 오렌지나 귤을 수확하는 인부의 3분의 2 이상을 포함해 농장 인부 절반 이상이 불법체류자들이다. 미 당국이 '9·11 테러' 이후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나가자 플로리다주 농장주들은 부시 정부에 이들을 구제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반면 조지 보자스 하버드대 교수는 불법이민자들이 사라질 경우 혼란은 상당하겠지만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거주자가 거의 없는 아이오와주에서도 호텔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허드렛일을 맡을 사람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 그 논거. 보자스 교수는 "잔디 가꾸는 불법 이민자들이 없다면 멋진 잔디밭을 가꾸고 싶은 캘리포니아 집주인들이 같은 직종의 미국인들에게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하거나 다른 지역의 비숙련 미국인들이 캘리포니아에서 일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불법이민자들에 대한 복지혜택도 논란의 대상. 이민연구센터의 마크 크리코리언 소장은 "미국인들이 불법 노동에 대한 중독증세를 떨칠 수만 있다면 대도시 인근 학교의 과밀학급 해소, 불법이민자의 미국 출산 자녀들에 대한 복지 부담 경감 등 이익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라틴계 인권옹호단체 라 라자 전국협의회의 라울 이자기레 회장은 "미 연방정부는 불법이민자들에게 아무 혜택도 주지 않으면서 세금은 챙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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