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등 5개국 청소년 의식조사 결과

  • 입력 2004년 1월 12일 14시 59분


'학력차별, 인종차별, 취직난.'

한국 미국 일본 독일 등의 젊은이들이 뽑은 자국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제각각이었다.

일본 내각부는 12일자로 한미일과 독일 스웨덴 등 5개국 청년을 상대로 실시한 '세계 청년 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2∼6월 각국별로 18∼24세 남녀 약 1000명을 조사(한 질문에 여러 답을 고를 수 있는 복수응답)한 결과이다. 1972년 이래 5년마다 해오고 있으며 이번이 7회째.

이 결과에 따르면 자국의 문제점으로 한국 청년은 '학력 차이에 따른 수입과 일에 격차가 있다'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반면 미국은 '인종에 따른 차별', 일본은 '취직하기 힘들고 실업도 많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학력만 중요시하는 한국 사회의 병폐가 심각함을 보여주었다.

취업난을 자국 최대 과제로 든 비율은 독일(71%)이 일본(65%)보다 높아 5개국 중 최고였다. 한국의 경우 55%였으며 미국과 스웨덴은 30%대였다.

일본경제의 거품이 꺼지기 전인 93년 조사 때 취업난을 최대과제로 꼽은 일본 청년은 12%로 5개국중 최저였다. 그러나 98년 40%, 이번에는 65%로 늘어나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장기 불황 탓인지 '일본 이미지'를 꼽게 했을 때 일본 청년들이 '경제대국'을 든 비율은 전회에는 압도적 1위였으나 이번에는 27.4%로 '뛰어난 문화 예술'(41.5%)에 이어 2위로 떨어졌다. 한국은 전회 87.6%에서 55.1%로, 미국에서도 62.3%에서 36.5%로 각각 크게 떨어졌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고 답한 비율은 미국(69.2%)이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53.3%)이었으며 일본은 46.7%로 3위를 차지했다.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는 비율은 한국, 일본이 3% 수준으로 가장 낮았다. 미국의 28%와 커다란 차이를 보였다. 일본 청년들은 휴대전화로 메일을 사용하는 비율이 58%로 5개국중 가장 높아 일본의 전자메일 기본수단이 인터넷이 아닌 휴대전화임을 입증해주었다.

한편 '일본이 발전도상국 원조에 적극적'이라고 답한 일본 청년은 23.8%였지만 다른 4개국에서는 모두 한자리 수에 머물러 내외 시각차가 두드러졌다. 2002년도 일본은 미국(129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92억달러)의 정부개발원조(ODA) 대국이었다. 그러나 아시아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등 일본의 왜곡된 역사 인식이 대외적으로 '주고도 생색 내지 못하는' 현상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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