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인식 올해도 난장판

  • 입력 2004년 1월 13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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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만 20세가 되는 남녀가 '어른'이 된 것을 축하해 주는 성인식이 올해도 음주와 폭력, 고성방가 등으로 얼룩졌다.

12일 오사카(大阪)부 가타노(交野)시에서 열린 성인식에서는 갓 성인이 된 남성이 객석에서 뛰쳐나와 축사를 하고 있던 시장의 얼굴에 생크림을 던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수도권의 가와사키(川崎)시에서는 새내기 성인대표로 나선 사립대 남학생이 신발을 신은 채 탁자에 올라가 "이런 성인식은 필요 없다" "성인식이 정치인들의 선전장이냐"며 소란을 피웠다. 격분한 시장은 "그는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며 대표의 연설문이 담긴 통을 객석을 향해 던졌다.

11일 시즈오카(靜岡)현 이토(伊東)시의 성인식에서는 술에 취한 새내기 성인들이 연단에 올라가 시민헌장이 적힌 현수막을 끌어내리고 꽃병을 내던졌다. 이토시측은 "상식 밖의 행동"이라며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바(千葉)현에서도 성인식을 마친 남성이 술집에서 행패를 부리다 출동한 경관을 때리는 등 일본 전역에서 새내기 성인들의 비행이 잇따랐다.

일본의 성인식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뒤 실의에 빠진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주자는 취지에서 시행됐으나 해마다 물의가 빚어지면서 폐지론이 거세지고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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