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지구기행]<2>이와테현-앗피(安比) 고원

  • 입력 2004년 1월 14일 17시 31분


앗피스키장의 최장 스키 트레일인 야마가토 코스의 한 부분. 이와테현(일본)=조성하기자
앗피스키장의 최장 스키 트레일인 야마가토 코스의 한 부분. 이와테현(일본)=조성하기자
《일본 혼슈 북단 도호쿠(東北) 지방의 이와테(岩手)현. 북위 40도선에 위치한 해발 1305m의 마에모리(前森)산 정상에서는 도와다 하치만타이 국정(國定)공원안에 있는 앗피(安比)고원의 눈 덮인 구릉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고원과 하늘의 경계인 능선. 그것을 무참히 끊는 파격의 돌출이 있으니 ‘이와테 후지'라 불리는 이와테산(해발 2038m)이다. 삼각뿔 모양의 이 산 절반은 후지산처럼 하얗다.스키장이 아니었던들, 스키어가 아니었던들 이런 장쾌한 설산의 풍광을 한겨울 마에모리산 정상에서 느긋하게 감상하는 호사를 어찌 누릴 수 있을까.》

눈 덮인 대자연의 풍광을 음미하는 것. 그게 스키의 매력이다. 스키를 알피니즘(산악활동)이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런 호사를 누리는 스키어는 많지 않다. 만원버스처럼 복닥거리는 슬로프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리프트 타는 데만 안달하는 스키어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니 앗피고원에 가거들랑 발아래 눈만 보지 말고 고개 들어 설경도 즐길 일이다. 중력저항 스포츠인 스키. 나를 끌어당겨 내동댕이치려는 거센 중력을 기술과 근력으로 억제하며 멋진 다운힐로 속도감을 즐기는 이 운동의 즐거움도 이런 수려한 풍광에서는 배가될 수밖에 없다.

이제 설원의 트레일(스키 코스)로 눈을 돌리자. 호텔이 들어선 산 아래 베이스(해발 502m)가 내려다보인다. 자작나무 숲을 통과하는 정면의 트레일은 중턱에서 단 한 번의 꺾임만으로 정상과 베이스를 잇는다. 고도차 800m에 거리 3km의 이 트레일(하야부사 코스)은 활주로를 연상케 하듯 반듯하고 넓다. 전 세계 90여개 스키장을 섭렵했지만 이런 고도차에 이렇듯 길고 넓은 직선주로 트레일을 만난 적은 없다. 우회길(야마바토 코스)도 5.5km나 된다.

마에모리산 역시 활동 중인 화산으로 후지산처럼 삼각뿔 형상이다. 이런 산에서는 트레일이 정상에서 부채꼴로 퍼져 나간다. 베이스는 3개, 트레일은 20개. 자작나무 숲을 통과하는 트레일은 모두 넓고 길다. 3km와 4km급이 1개씩이고 대부분 2km(8개)와 1km급(7개)이다. 짧아도 900m. 앗피베이스 정면의 베이스 부근 트레일은 폭이 100m나 된다.

앗피고원 스키장에서는 리프트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트레일 폭이 넓기도 하지만 스키장 규모가 워낙 커 아무리 스키어가 몰려와도 붐비지 않기 때문이다. 주간리프트는 오후 3시반경 운행이 중단되지만 야간스키 트레일의 리프트는 중단 없이 오후 8시까지 운행된다. 야간 트레일은 앗피베이스 정면의 산중턱까지다.

드디어 다운 힐. 정상 아래 직벽 트레일에 들어섰다. 뭉쳐지지 않는 ‘드라이 파우더’(dry powder·乾雪·습기를 머금지 않은 눈으로 습설의 반대)의 눈이다. 정설하지 않은 파우더 눈에서의 스키잉은 환상적이다. 회전시 휜 스키가 복원되면서 방출하는 힘에 의한 스키의 바운싱(되튐)이 눈 속에서 스키어를 부드럽게 부양시켜 둥둥 떠다니듯 스키를 탄다. 앗피고원은 눈 내린 직후 이런 파우더 스키잉을 즐길 수 있는 명소다.

애프터스키(After ski·스키 후 휴식활동)도 앗피고원 스키장의 매력. 고층의 호사스러운 리조트호텔(그랜드호텔, 타워, 빌라, 아넥스 등 네 종류)에는 야키니쿠(燒肉·고기구이)와 일본 중국 서양 음식을 내는 식당이 22개나 된다.

온천(약알칼리성)도 있고 온천파티오(온천장)에는 노텐부로(노천온천)도 있다. 메인베이스 휴게소에는 300∼1100엔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넓고 편안한 푸드 코트가 있다. 베이스에 위치한 호텔은 ‘스키인 스키아웃’(현관에서 스키 신고 벗기)이고 다른 숙소도 베이스까지 걸어서 5분 이내 거리다. 곤돌라 2개 가운데 자이라(길이 3494m)는 일본 전국의 1000여개 스키장 가운데 최장이다.

이와테현(일본)=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스키장이 전국에 1000개도 넘는 일본. 그중에서도 앗피(安比)고원은 ‘명품’급 리조트다. 스키장 골프장은 물론 온천과 목장, 22개 식당과 연회장까지 갖춘 호화로운 고층 타워와 호텔, 빌라, 아넥스 등 호화 숙박시설 덕분이다. 특히 스키장은 습기가 적은 드라이파우더 눈, 마에모리(前森)산의 세 사면을 활용한 거대한 규모, 자작나무 숲을 통과하는 적당한 경사와 폭이 넓은 스키트레일 등으로 정평이 난 곳. 온천, 22개 식당과 바에서 즐기는 ‘애프터스키’는 일본의 평범한 재래 스키장에서는 꿈꿀 수 없는 앗피리조트만의 특별함이다.

●앗피고원 스키장 정보

▽홈페이지(일본어)=www.appi.co.jp ▽서울연락처=㈜여행나비(02-777-4321·www.travelnavi.co.kr)

▽스키장 △시즌:12월 초∼5월 5일 △적설량:최대 292cm, 평균 190cm. 현재 적설량 1m △기온:영하 5도 내외 △스키 트레일:20개. 모두 오픈 △리프트 ①운행:오전 8시30분∼오후 8시 ②요금(평일 어른):5시간권 3600엔, 8시간권 4000엔, 야간권 2000엔, 2일권 8000엔, 3일권 1만1600엔. 취학 전 아동은 무료

▽찾아가기 △항공:인천∼센다이(미야기현) 아시아나항공(매일 운항) △도로:센다이∼도호쿠자동차도로∼하치만타이 나들목(245km·2시간30분 소요)∼앗피리조트(15km·10분 소요)

▽숙식비(1박2식)=평일 스탠더드 트윈 객실(2인1실)의 1인당 가격 기준 △호텔 앗피 그랜드 본관=1만7500엔 △호텔 앗피 그랜드 타워=2만1500엔 △앗피 그랜드 빌라(1∼3동)=1·2동은 1만2000엔, 3동은 1만5000엔 △앗피 그랜드 아넥스=1만5000엔

▽식당 △그랜드 호텔 본관·타워:①아를베르크=6개국 카레 바이킹(뷔페·점심) 특선요리 바이킹(저녁) ②이조원(李朝苑)=야키니쿠 세트(2, 3인분 5000엔) 모리오카냉면(1100엔) △그랜드 아넥스:①이향(李香)=야키니쿠 세트(2, 3인분 5000엔) 모리오카냉면(800엔) ②파티오(Patio)=일식+양식 혼합메뉴 △그랜드 빌라(3동):루피나스의 이탈리안 바이킹(점심 1500엔)과 일중양식 혼합 바이킹(저녁) △〃(1·2동)=멜리사(바이킹)와 로벨리아(이탈리아+일본 퓨전)의 이와테 쇠고기 샤브샤브(3000엔)

▽온천욕장=투숙객 무료 △온천 파티오:대형 사우나와 노천탕을 갖춤. 그랜드 아넥스와 연결. 840엔 △대욕장:그랜드 호텔, 그랜드 아넥스에 위치 △사우나:그랜드빌라(3동)

앗피리조트의 스키베이스 3개 가운데 중심인 앗피베이스. 일본이와테현=조성하기자

●앗피고원 스키패키지

‘59만9000원’(그랜드 아넥스 숙박·매일 2식 포함)으로 스키와 온천, 식도락을 즐기는 3박4일 패키지를 판매중이다. 여행자 부담은 △점심식사 △리프트 권(8400엔·야간 3일+주간 2일)뿐. 온천은 포함돼 있다. 저녁식사는 △야키니쿠 △나베정식 △특선요리 바이킹(뷔페) 제공.

▽특징 △편의성:매일 운항의 편리한 항공 스케줄(아시아나항공 인천∼센다이)로 수시 출발과 자유로운 일정 짜기 가능. 대부분의 일본 스키장은 항공기 운항이 주 2, 3회에 그쳐 원하는 대로 일정을 짜기가 쉽지 않음 △충분한 스키:‘야간 3일+주간 2일’로 도착하는 날도 야간스키. 야간스키가 없거나 스키장과 호텔이 떨어져 도착 당일 야간스키를 타지 못하는 경우도 많음 △고품격의 애프터스키:최고급 식당과 다양한 음식, 호화 리조트 숙박 및 온천욕 △저렴한 가격=온천이 딸린 ‘스키인 스키아웃’형의 고급 리조트 숙식으로 다른 패키지와 비교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

▽판매 여행사 △㈜여행나비(www.travelnavi.co.kr) : 02-777-4321 △트래블러(www.traveler.co.kr) : 02-3708-8842 △KRT(www.krt.co.kr) : 02-771-3838

일본이와테현=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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