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이곳]칠레-볼리비아 120년 영토분쟁 또 시끌

  • 입력 2004년 1월 15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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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일본이 한국의 독도 우표 발행 계획에 시비를 걸고 나오면서 해묵은 독도 영유권 논란이 재연되고 있지만 남미의 칠레와 볼리비아도 100년 넘게 지속된 영토분쟁으로 시끌시끌하다.

카를로스 메사 볼리비아 대통령은 13일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미주특별정상회담 전체회의에서 다른 33개국 지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칠레 대통령에게 ‘태평양 해안 영토의 반환’을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메사 대통령은 국제회의에서는 자국의 현안을 가급적 언급하지 않는다는 관례까지 깨가며 “칠레는 태평양 해안에 대한 자유롭고 독립적인 접근을 허용하라”면서 “이는 지역안보와 경제가 걸린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볼리비아는 1879∼1884년 인접국 칠레와 ‘태평양전쟁’을 치른 뒤 태평양 인접 영토 등 국토의 60%를 잃고 내륙국으로 전락했다. 양국은 1978년 이후 외교관계가 단절된 상태.

남미 최빈국 가운데 하나인 볼리비아는 최근 미국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한 대규모 사업에 착수했지만 해안 영토가 없어 수출 길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러나 칠레는 “길을 빌려줄 순 있어도 영토를 돌려줄 수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은 “칠레와 볼리비아 사이에는 외교관계 복원 외에 현안이 없다”면서 “외교관계가 정상화되면 볼리비아의 해안 접근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맞받았다.

칠레는 이미 세 곳의 항구를 볼리비아에 개방해 자유로운 접근을 허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에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볼리비아 해안에서 헤엄치고 싶다”는 발언으로 칠레를 자극해 칠레가 자국 대사를 소환하기도 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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