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은 몇 년은 버티겠지만 터질 때는 많은 사람들의 재산과 직장을 앗아가버린다."
올해도 고속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경제에 대해 '거품붕괴' 우려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거품론자들이 지적하는 것은 투자부문의 과열양상. 사스 때문에 경제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작년에도 8.5%의 고속성장을 이어가면서 경제 한쪽에선 이미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 중국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에어컨과 냉장고를 사용하는 가정이 늘어나 새로 들어서는 공장들과 전력 쟁탈전이 벌어지는 바람에 정전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작년 중 자동차 판매대수가 전년보다 75% 증가하자 자동차업체들은 생산능력을 대대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는 것.
뉴욕 타임스는 중국경제 전문가들이 올해쯤 공장신축면적 등 투자부문에서 성장세 둔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18일 '중국이 다음 거품인가'라는 기사에서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소비가 경제를 이끌어가게 될 것이며 이와 관련해 홍콩의 크레디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은행의 타오 동 이코노미스트는 "투자는 급감하고 전체 경제는 서서히 둔화하며 소비는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뉴욕 타임스는 △각 산업부문의 과잉투자로 과잉생산된 제품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 있고 △대미 무역흑자가 너무 커져 대통령 선거 기간의 미국으로부터 보호무역 압력을 받게 될 수 있으며 △세계 단기투기성 자금이 몰려들어 통화량을 조절하기 어렵게 될 수 있고 △중국 내부에서 인권문제가 부상하는 등 민주국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정치가 불안정할 수 있다는 등 중국이 당면한 네가지 분야의 위험(risk)을 거론했다.
또 비즈니스 위크는 '중국에 대한 우려'라는 기사(19일자)에서 중국이 세계 성장의 10∼15%를 담당하지만 아직은 개발도상국으로서 사회적 안전망이나 금융 및 제조업의 인프라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 위크는 중국의 문제는 계획경제와 시장경제가 혼재하는 것으로 중앙 및 지방정부가 제각각 특정부문의 투자를 확대하기 때문에 철강 주택 자동차 부문의 과잉공급이 나타나고 있고 자원의 배분이 잘못되는 일이 빚어진다고 덧붙였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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