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중지 데일리 미러는 23일 호킹 박사의 두 번째 부인인 일레인(53)이 수년간 박사를 수시로 폭행해 왔다고 보도했다. 호킹 박사는 전신이 마비되는 불치병인 ‘루게릭병’을 앓고 있어 자기방어가 불가능하다.
박사를 24시간 돌보는 의료팀에서 일했던 한 간호사는 미러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레인씨가 박사를 폭행하는 장면을 수차례 목격했다”며 “의료진과 가족들은 일레인씨의 잔인한 행위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간호사는 일레인씨가 호킹 박사의 면도를 해주면서 면도날을 거칠게 다뤄 박사의 목에 3인치(7.62cm) 길이의 자상(刺傷)을 냈는가 하면 박사의 손목을 휠체어에 내리쳐 손목뼈를 부러뜨렸다고 밝혔다.
호킹 박사는 최근 수년간 손목이 부러지고, 목과 얼굴이 칼에 베이거나 온몸에 멍이 드는 등의 부상으로 치료를 받아왔다. 기온이 40도에 육박했던 지난해 여름에는 정원에 방치돼 있다가 열사병으로 의식을 잃기도 했다.
호킹 박사의 전처소생 아들인 팀(24)은 아버지가 상습폭행을 당해 왔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3명의 자녀를 낳은 뒤 1990년 박사와 이혼한 전처 제인(62)은 “폭행 의혹이 풀릴 때까지 병원이 호킹 박사를 보호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경찰은 2001년에도 박사에 대한 폭행 의혹을 조사하려 했으나 박사와 일레인씨가 폭행사실을 부인해 조사가 무산됐었다.
간신히 손가락으로 특수 키보드를 눌러 대화하는 호킹 박사는 이번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신은 우주에 가 있지만 일상의 폭력에는 무기력한 그의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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