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총장 “리비아 核 암시장은 월마트수준”

  • 입력 2004년 1월 24일 18시 31분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사진)은 최근 핵무기 제조 프로그램 포기 선언을 한 리비아로 들어가 조사한 결과 핵 관련 물질과 장비의 국제 암거래시장이 ‘월마트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에서 23일 이같이 밝히고 “리비아가 핵관련 물질과 핵무기 설계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 국제 암거래시장의 규모와 복잡성은 내 예상치를 넘어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리비아에서 조사를 벌이는 동안 충격을 받았다”며 “이 국제적인 암거래 시장은 (특정국가 정부가 아닌) 민간부문에 형성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 나라에서 설계된 핵 관련 물질과 장비가 제2, 제3국에서 제조되고, 제4국으로 선적된 뒤 제5국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것은 세계 곳곳에 (핵 관련 물질의 매매와 관련된) 수많은 사무소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자신을 포함한 IAEA 직원들이 리비아로 들어가 벌인 사찰활동에 대해 “우리가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불시에 사찰할 수 있었으며 리비아측은 우리 질문에 꼬박꼬박 답을 해줘 조사는 만족할 만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파키스탄 정부가 자국 ‘핵폭탄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를 비롯해 핵 과학자들을 ‘핵무기 제조 기술 밀수출’ 혐의로 조사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몇 주 내로 (밀수출과 관련된) 명확한 그림을 볼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역시 다보스를 방문 중인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몇 주 내로 ‘핵무기 제조기술 밀수출’에 관련된 과학자들을 기소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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