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실적 좋은데 향후전망 불투명"…美증시 숨고르기 국면

  • 입력 2004년 1월 25일 18시 01분


지난주 설연휴로 국내 주식시장이 쉬는 동안 미국 증시의 성적표는 별로 좋지 못했다.

올해 1·4분기(1∼3월)를 기점으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기 때문. 이 같은 실적 부진 우려는 정보기술(IT) 분야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도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당분간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불투명한 실적 전망=지난 한 주간 성적표를 보면 미국 다우지수는 0.3% 떨어져 9주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나스닥지수도 0.8% 내려앉으면서 7주 만에 떨어졌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기업들의 지난해 4·4분기(10∼12월) 실적은 대체적으로 양호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e베이, 암젠, JP모건, 메릴린치 등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다. 지난주까지 4·4분기 실적을 발표한 175개 기업의 순익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24.5%로 1993년 3·4분기(7∼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 실적 발표 기업의 60%가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내놓았다.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떨어진 것은 향후 실적이 불투명하기 때문. 특히 반도체, 통신 등 기술주들이 경쟁격화와 비용절감 실패 등으로 이번 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고하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주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은 AT&T와 루슨트 테크놀로지의 주가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나스닥지수는 21∼22일 이틀 연속 하락했다. 나스닥지수가 이틀 연속 떨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9∼10일 이후 처음이다.

▽조정에 대비하는 전략이 바람직=‘어닝시즌(실적발표 기간)’의 막바지로 접어든 이번 주에는 150여개 미국기업이 실적을 내놓는다. 보잉, 듀폰, P&G, 필립모리스 등의 실적을 주목할 만하다. 올해 들어 처음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27∼28일)와 지난해 4·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30일)도 증시의 관심사다.

FOMC 회의에서는 현행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지난해 3·4분기(8.2%)에 이어 4·4분기에도 높은 GDP 성장률이 예상된다.

국내 증시 전망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상승 추세는 살아있지만 단기적으로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증시가 주춤한 데다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점차 마무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경기민감주와 우량 IT주에 대한 투자비중을 유지하면서 주가의 추가 상승을 기다리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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