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LA 타임스는 이날 뉴햄프셔주 예비선거(27일)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케리 후보의 지지도가 32%로 2위인 하워드 딘 후보(19%)를 월등히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가상대결도 케리=케리 후보와 부시 대통령의 가상대결에서 ‘지금 선거가 실시될 경우 누구를 찍겠느냐’는 질문에 케리 후보는 49%를 얻어 46%의 부시 대통령을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뉴스위크가 자체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는 18세 이상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22, 23일 실시됐으며 오차 한계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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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후보들은 비록 격차는 작지만 모두 부시 대통령을 이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슬리 클라크 후보의 경우 47% 대 48% △존 에드워즈 후보는 46% 대 49% △조지프 리버먼 후보는 45% 대 49% △딘 후보는 45% 대 50%의 열세였다.
다만 당선 가능성에선 여전히 부시 대통령이 앞섰다. 전체 응답자의 52%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78%는 부시 대통령이 결국 재선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케리의 힘은 어디서?=케리 후보의 급부상은 ‘전쟁 영웅이면서 반전운동가’인 그의 이미지와 떼어 놓고 설명할 수 없다.
그는 부시 대통령과 딘 후보처럼 명문 예일대를 졸업했지만 이후 베트남전에 지원해 참전하면서 ‘전쟁 영웅’이 됐다. 훈장도 세 번이나 받았다.
하지만 그는 반전 시위에 참여하면서 훈장을 집어던질 만큼 반전운동가로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유세장에서 만나는 참전용사들마다 “몇년도에 복무했느냐”고 묻고는 연설할 때 참전 당시의 경험을 빼놓지 않았다.
민주당의 한 선거관계자는 “9·11테러 이후 미국에서는 반전주의를 반애국적인 태도로 몰아붙이는 분위기가 팽배했다”며 “베트남 참전 영웅인 케리 후보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당당하게 반전을 주장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심리적 안전판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몰고 쇠빗으로 머리를 빗어 넘기는 강한 이미지도 한몫 했다. 9·11테러 이후 강하고 안전한 미국을 원하는 유권자들의 요구와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케리 후보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한 적이 없어 민주당 지지자들의 뇌리에 ‘부시의 유일한 대항마’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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