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뉴햄프셔 예비선거가 끝난 뒤에도 맨체스터에서는 이 구호가 메아리쳤다. 19일 아이오와주 코커스가 끝났을 때도 터져 나온 함성이었다.
이날 투표자 출구조사 결과 일찌감치 1위를 확인한 존 케리 상원의원이 “우리가 간다”를 선창하자 그를 둘러싼 지지자들은 “너희는 비켜라”로 화답했다. ‘백악관을 움켜쥔 사람들’을 향한 구호였다. ‘케리 돌풍’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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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아이오와주 코커스에 이어 선두를 차지한 케리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 “나는 내 생애를 옳다고 믿는 일을 위해, 또 강력한 특수 이익집단에 맞서 싸우는 데 바쳤다”면서 “내 싸움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케리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백만장자들의 세금을 줄이기보다는 수백만명의 빈곤을 줄이기 위해 애쓰겠다”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을 비난했다.
두 곳의 승리로 선거자금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케리 후보는 지난해 말까지 집을 저당 잡히고 빌린 640만달러를 포함해 총 2900만달러를 모금했으나 대부분의 자금을 아이오와주 코커스에 지출하는 바람에 자금 여유가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자금 조달 책임자인 루이스 서스먼은 이날 “(후원금 기부를 약속하는) 전화벨이 계속 울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갑부인 부인이 ‘사재’를 털어 넣을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출혈은 막았지만…”=AFP통신은 차분해진 하워드 딘 후보에 대해 이날 ‘흐르는 피는 틀어막았지만 상처는 여전히 남았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아이오와주 뒤풀이 때의 ‘엽기 연설’에 따른 후유증을 얘기하는 것이었다.
딘 후보는 차분한 어조로 “다시 기회를 마련해준 뉴햄프셔 주민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을 뿐 다른 후보의 이름은 입에 올리지 않았다. 또 아이오와주 코커스 때와는 달리 양복 상의를 벗지 않고 연설의 상당 부분을 미리 준비된 원고에 의지하는 등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정치 분석가들은 “딘 후보는 ‘풀어놓은 대포’로 불리는 자신의 거친 행동을 자제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대통령 후보답지 못했다”며 ‘엽기 연설’을 후회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언론은 일주일 동안 그 연설을 673번이나 내보내 마이클 잭슨을 능가할 정도였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포기는 없다”=선두 다툼 못지않게 관심을 모았던 3위 싸움에서 이긴 웨슬리 클라크 후보는 “가난한 가정 출신으로 대통령이 되더라도 서민 가정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간발의 차이로 4위에 머문 존 에드워즈 후보는 다음달 3일 고향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승부를 걸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다음주까지 한 주에서라도 1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후보는 사퇴해야할 것이라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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